법원경매 수익률, 문제점 등등

    법원을 통해 부동산이 경매되는 것은 2가지 경우이다. 하나는 저당권실행에 따른 경매(임의경매)와 확정판결에 의한 강제집행(강제경매)이다. 통계적으로 임의경매가 강제경매보다 훨씬 더 많다. 여기서는 임의경매를 중심으로 설명하기로 한다.

 

 

    일반적으로 은행 등의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을 받을 때 저당권을 함께 설정한다. 만약 채무자가 상환의무를 게을리하면 은행은 저당권을 실행하여 법원을 통해 압류 및 경매(Extra-judicial Foreclosure)를 진행하게 된다. 그런데 이런 경매입찰에 있어 최대 경쟁자는 은행이다. 한국과 달리(?) 필리핀의 경우 법률적으로 채권자인 은행 스스로가 자신이 압류한 부동산의 경매에 참가하는 것이 허용된다. 당연히 은행들은 경매에 참가한다. 자신들이 회수해야 할 대출금보다 낮은 가격에 부동산이 경매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이다. (은행이 판매하는 물건들이 대부분 그렇게 사들인 것들이다.) 경매에 있어서 핵심은 적정한 입찰금액을 정하는 것이다. 다른 입찰자들보다는 높은 금액을 적으면서도 부동산 시세보다 가능한 가장 낮게 적어내야 수익률을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은행은 압류부동산에 대해 가장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다. 더욱이 이미 은행은 이미 대출 원금 및 이자를 일정부분 받아왔기 때문에 다른 입찰자보다 그 만큼 낮은 금액으로 입찰하더라도 손해가 없다.
    사실 필리핀은 부동산경매가 아직 일반화되지 않아 입찰경쟁자들이 많지 않다. 본인이 경매에 참가하다 보면 은행을 제외한 다른 입찰자가 없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은행때문에 무턱대고 낮은 가격을 써 낼 수가 없다.

수익률

 

    일반적으로 부동산 시세(Fair Market Value)의 40~70% 의 가격에 낙찰받을 수 있다.
    일반적인 매매의 경우와 비교하면 경매수수료(commision on sale; 3%), 부기등기비용(Annotaion; 0.3-0.6 %) 등이 추가적으로 지출되기는 하지만 이런 비용을 고려하더라도 시세보다 훨씬 낮은 가격에 부동산을 구매할 수 있다. (자본이득세(CGT), 양도세(Transfer Tax), 인지세(DST) 등은 별개)

 

 

    분양 부동산을 구입하거나 은행 보유물건을 구입하는 경우에는 미리 대출을 받을 수 있으므로 부동산 구입에 당장 목돈이 필요하지 않다. 하지만 경매의 경우에는 사전에 대출을 받을 수 없어 일단 경매대금 전액을 현금으로 준비해야 한다.
 
좋은 물건이 흔치 않다.

 

    인기있는 물건이었다면 원소유자가 이를 처분해서 대출금을 상환하였을 것이다. 그러지 못하고 경매까지 흘러왔다면 인기가 없어 원소유자가 원하는 가격에 팔 수 없었을 가능성이 높다. 가령 콘도미니엄의 경우 인기가 없어 분양이 잘 되지 않으면 분양사는 구매자의 경제적 능력을 엄격히 확인(credit check)하지도 않고 판매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 당연히 할부대금 미납으로 압류되는 콘도 유닛들이 많을 수 밖에 없다.
    물론 다른 이유로 좋은 물건이 경매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 가령 외국인들은 콘도를 분양받아 사는 동안 대출금을 상환하다가 본국으로 돌아갈 때 그냥 버리는(?) 경우가 있다.

 

 

    이미 "법원경매 요건 및 절차"에서 설명하였듯이 원칙적으로 경매 후 1년을 기다려야 이전등기를 하고 부동산을 사용할 수 있다. (단, 임의경매에 한해 낙찰자는 신청(petition)에 의해 보증금을 내고 부동산을 점유할 수 있다.) 1년 이내라면 원소유자는 낙찰자가 지출한 모든 비용을 돌려주고 부동산을 되찾아 갈 수 있다. 그러나 체납부동산과는 달리 은행압류물건들을 원소유자가 회복하는 경우는 1%도 되지 않는다고 한다.

 

 

    1년이라는 회복청구기간이 지났더라고 해도 원소유자나 세입자가 자진해서 이사하지 않으면 이사비용 명목으로 돈을 집어주거나 퇴거소송(writ of possession)을 제기해야 한다. 저당권이 설정된 부동산의 소유자보관용등기부(Owner's copy of title)는 은행이 보관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예외적으로 소유자가 들고서 내놓지 않는 경우도 있는데 이때는 또 다른 소송이 필요하다.

 

 

     익히 예상할 수 있겠지만 경매물건이 고가일수록, 좋은 물건일수록 원소유자가 물고 늘어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원소유자나 이해관계인이 승산이 없어도 경매무효/취소 소송을 제기해 시간을 끄는 경우가 있다. 고위험 고수익(High risk, high return)이란 투자용어가 딱 들어맞는 경우이다. 이러한 물건들은 경매 전에 소유자와 협상하여 적당한 가격에 매매하는 것이 하나의 방법일 것이다.

  
MRPI (2013/1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