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인무효 그리고..
이해를 돕기 위해 우리나라 제도를 먼저 언급하면 한국에도 혼인무효, 혼인취소 그리고 이혼제도가 있습니다.
이와 유사하게 필리핀에도 혼인무효와 혼인취소는 있습니다. 그러나 이혼제도는 없습니다(예외: “외국인과 필리핀 배우자 간 이혼” 참조). 다만, 법적별거라는 제도가 있습니다. 한국으로 치자면 이혼과 별거의 중간 지점 쯤 된다고 할까요. 차례대로 설명해 보겠습니다.
필리핀 가족법(Family code, E.O. 209) 제 35조 –제 44조에서는 혼인무효(void ab initio)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 사유로는 18세 미만의 자, 정신적 무능력자, 성혼 권한(authority to solemnize)이 없는 자에 의한 성혼, 근친결혼 등이 있으면 이에 해당하는 결혼은 원시적으로 무효입니다.
제 45조 이하에서는 혼인취소(voidable)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 사유로는 18-20세인 자로서 부모의 동의를 받지 않은 자, 심신박약자, 사기/기만, 협박/폭행에 의한 혼인, 성적불능자, 성병보유자 등입니다. 그러나 이 사유들에 해당하는 혼인은 원칙적으로 유효입니다. 다만, 그 무효사유를 몰랐다거나, 5년 이내, 사유가 치유 전까지는 무효사유를 들어 취소할 수 있습니다. 혼인무효/취소 사유와 그 절차에 대해서는 페이지를 바꾸어 자세히 설명하기로 하겠습니다.
이 밖에도 필리핀에는 이혼제도 대신 법적별거(legal separation)제도를 두고 있습니다. 즉 결혼관계를 지속하기 어려운 부부를 위해 법 제 55조 이하에서는 법적별거(legal separation)제도를 두고 경제적인 이혼을 허락하고 있습니다. 그 사유로는 상습적 폭행, 중독, 외도, 1년 이상 연락두절 등이 있습니다. 법원에 의한 법적별거명령이 떨어지면 부부는 실질적으로, 특히 경제적으로 남남이 됩니다. 무책 배우자가 자녀의 양육권을 갖습니다. 다만, 부부의 연은 유지되므로 재혼은 할 수 없습니다. 법적별거 사유와 그 효력에 대해서는 페이지를 달리하여 자세히 설명하겠습니다.
MRPI(2015/09/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