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임대차와 관련된 법규정
우리나라의 민법 및 주택임대차보호법 못지 않게 필리핀 법령들도 사회적 약자인 임차인을 보호하기 위한 많은 규정을 두고 있다. 하지만 법은 멀고 주먹은 가까운 법, 집주인들은 이러한 보호규정을 모두 빼버린 계약서를 들고와서 세입자의 서명을 강요한다. 아직 필리핀은 집주인이 득세하는 세상이다. 그래도 세입자로서 내게 어떤 권리가 있는지는 알아둘 필요가 있다.
1.민법 (CIVIL CODE)
1) 임차권 등기와 대항력(Registration of lease)
임차권은 등기하지 않으면 제 3자에게 대항할 수 없다. 가령 임대차계약서를 Registry of Deeds에 등기하지 않은 상태에서 임대인(또는 소유자)인 주택 및 대지를 제 3자에게 양도하는 경우 새로운 소유자(또는 제 3자)가 임차인에게 집을 비울 것을 요구하면 따라야 한다(Art. 1648). 단, 예외가 있다(Art. 1657).
2) 임차권 양도(Assignment of lease)
임대인의 동의 없이는 임차인은 자신의 임차권을 제 3자에게 양도할 수 없다. 만약 동의를 얻어 임차권을 양도하면 구 임차인은 계약관계에서 빠져나가고 제 3자가 새로운 임차인이 되는 것이다. 구 임차인은 제 3자가 되는 것이다. (Art. 1648)
3) 전대(sublet. sublease)
임차인(lessee)은 자신의 책임 하에 주택 및 대지를 전대할 수 있다. 다만 계약서에 전대를 금하는 조항이 있는 경우에는 그러지 아니하다. 임차권 양도와 전대의 차이는 양도의 경우에는 구 임차인은 더 이상 임차인이 아닌게 되나 전대의 경우에는 여전히 임차인으로 남는다. 따라서 전차인(sublessee)이 임차료를 연체하면 같이 책임을 져야하고 전차인이 주택을 훼손하면 임차인의 보증금을 빼앗기기도 한다.
만약 계약만료 전에 임차인이 이사를 하여야 하는 경우가 발생했는데 임대인이 임차권 양도를 반대하면 임차인은 대신 전대(sublet)를 해서 전차인을 들여 놓고 나가도 되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의 임대인들은 전차를 금하는 조항을 계약서에 넣어 사전에 차단하고 있다(Art. 1650-1652).
4) 건물의 보수 및 유지의무
임대건물의 보수/유지 의무는 임대인이 져야한다 (Art. 1655, (2)). 가령, 노후화된 수도관의 누수와 같이 임차인의 과실 없이 건물에 문제가 생겨, 수리가 필요한 경우에는 임대인이 자신의 비용으로 수리하여야 하는 것이다. 만약 임대인이 수리를 해주지 않으면 임차인은 임대료 지불을 거부할 수 있고 (Art. 1658), 더 나아가 계약해지도 요구할 수 있다(Art. 1659). 특히 위험을 초래하는 하자로서 급박한 수리를 요하는 경우에는 일단 임차인이 수리하고 임대인에게 그 비용을 청구할 수 있다(Art. 1663). 계약서에 위와 반대로 정해놓은 조항은 무효이다.
5) 부동산용도에 부합하는 사용
임차인은 임대물건 고유의 목적/용도에 맞게 건물을 사용하여야 한다(Art. 1657, (2)). 주거용 주택을 상업용 목적(예 : 홈스테이, 학원, 사무실 등)으로 사용하면 계약 위반인 것이다. 임대인은 계약을 해지하고 퇴거를 요구할 수 있다(Art. 1659, 1673).
6) 계약 비용
원칙적으로 임대차계약서 준비비용은 임차인의 몫이다(Art. 1657, (3)). 하지만 계약서를 자신들의 입맛대로 만들기 위해 대부분의 임대인들이 직접 준비한다.
7) 계약의 종료와 건물 반환
임대차계약은 계약기간 만료로 소멸한다. 다만 계약만료 후에도 양 당사자가 이의 없이 15일 이상 계속 사용하는 경우에는 계약은 구계약과 같은 조건(단, 기간 제외)으로 연장된 것으로 본다(Art. 1670). 일년 단위로 임차료를 지불해 왔다면 일년 연장된 것으로 본다. 마찬가지로 매달 임차료를 지불해 온 경우에는 한 달 단위로 연장되는 것으로 본다(Art. 1687).
임차인은 계약종료시의 건물상태 그대로 건물을 반환하면 된다. 자연적인 노후화로 인한 건물하자는 임차인이 책임지지 않는다(Art. 1665). 임차인의 과실 없이 발생한 건물하자도 임차인이 책임지지 않는다(Art. 1667).
여기서 주의할 점은 건물하자가 누구의 책임이냐는 임차인이 증명하여야 한다(Art. 1667). 따라서 처음 계약시 건물하자를 조사하여 하자가 있으면 즉시 이의를 제기하고(Art. 1666), 계약 중에 하자가 발생하면 임대인에게 즉시 통지(Art. 1663)하여 책임소재를 확실히 해두어야 한다.
8) 비용 반환청구
임차인이 필요비(necessary expense)를 지출한 경우에는 임대인에게 그 비용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 필요비란 건물이 제 기능을 다할 수 있도록 유지하는데 드는 비용으로 건물수리비, 상하수도시설 수리비, 전기시설수리비 등을 예로 들 수 있다(Art. 546).
필요비 이외에 꼭 필요하지 않은 비용은 유익비(useful expense) 또는 사치비로 볼 수 있는데 유익비의 경우에는 임대인에게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 이 때 임대인이 반환해야 하는 비용은 유익한 시설을 하는데 실제 소요된 비용이나 그것으로 인한 건물가치 상승분 중에서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Art. 546).
필요비 및 유익비를 반환받을 때까지 임차인은 토지 및 건물을 점유하고 유치권을 행사할 수 있다(Art. 546). 아니면 설치한 물건을 떼어가지고 나올 수도 있다. 단, 이때 건물을 손상해서는 아니된다(Art. 547).
그러나 사치비(for pure luxury or mere pleasure)에 대해서는 반환청구권이 없다(Art. 546). 건물을 손상하지 않는다면 떼어가지고 나올 수 있을 뿐이다(Art. 548).
2. RENT REFORM ACT(RA 9653)
소액임차인을 보호하기 위한 한시적 법이다. 일단 2013. 12. 31로 실효되는데 그 이후에는 HUDCC의 판단에 따라 이 법을 연장 시행할 수도 있으니 연장여부를 주시하여야 한다(Sec. 6).
1) 주거용 건물의 임대에만 적용되는데 임대의 방식은 구별하지 않는다. 즉 일반적인 임대는 물론 dormatory, boarding house, bedspace 및 room rent의 경우에도 적용된다
NCR 및 다른 대도시(highly urbanized cities)에서는 월세가 10,000페소 미만인 경우에, 그리고 나머지 지역은 월세가 5,000페소 미만인 경우에 한해 적용된다(Sec. 5).
2) 계약 후 처음 1년 동안은 월세를 인상할 수 없다. 1년 이후에는 연 7%까지만 인상할 수 있다. 다만 세입자가 바뀐 경우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임차인이 학생인 경우에는 1년에 한 번까지만 월세를 인상할 수 있다(Sec. 5).
3) 임대인은 임차인에게 선불은 최대 1개월치 그리고 보증금은 최대 2개월치, 즉 총 3개월치만 요구할 수 있다(Sec. 7). 임차인이 3개월 이상 월세를 연체한 경우에 한해 퇴거를 요구할 수 있다(Sec. 9).
4) 임대차계약이 등기부에 부기등기되어 있던 않던 상관없이 계약기간 중간에 건물이 매도되거나 저당권이 실행되더라도 새로운 소유자는 임차인의 퇴거를 요구할 수 없다(Sec. 10).
MRPI(2013/08/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