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과 필리핀 배우자 간 이혼
잘 아시는 바와 같이 필리핀 남자와 필리핀 여자 간에는 이혼이 허용되지 않습니다. 물론 입법안으로 여러차례 발의된 바 있으나 카톨릭의 서슬이 퍼런 이 나라에서는 언감생심입니다. 다만, 우리나라로 치면 혼인무효, 혼인취소 그리고 법적 별거는 허용이 됩니다. 이것들에 대해 다른 페이지에서 자세히 설명하기로 하겠습니다.
하지만 외국인과 필리핀인 간 국제결혼하는 경우에는 얘기가 달라집니다. 필리핀 가족법(Family code, E.O. 209) 제 13조 및 제 26조를 보면 “외국인과 필리핀인이 외국에서 결혼한 경우에도 그 결혼은 필리핀에서도 유효하다. 다만, 그 외국인 배우자가 제기한 소송에서 이혼인용판결을 받았다면 그 필리핀 배우자는 재혼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반대해석을 하자면 필리핀에서 먼저 결혼식을 하였거나, 한국에서 먼저 결혼하였더라도 필리핀 배우자 쪽에서 이혼소송을 제기하였다면 재혼은 불허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종전에는 상기 외국판결을 가지고 필리핀 법원에서 이 판결의 유효여부를 다시 확인하는 절차를 거친후에나 재혼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개정된 내용(House Bill 05907)은 이 절차를 간소화해서 상기 인용판결만으로도 필리핀에서 재혼할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이런 이유로 필리핀에서 먼저 결혼 신고한 분들은 대신 혼인무효/취소( 또는 법적 별거)를 강구하는 수 밖에 없어 보입니다. 혼인무효/취소에 대해서는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신 것 같은데… 법적별거라는 것도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많은 필리핀 유명인, 연예인 등이 법적별거 후 새 살림을 차리고 있습니다.
<참조>
사실 부부가 갈라섬에 있어 재혼의 가부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재산 분할문제입니다. 좋아서 결혼할 땐 목숨이라도 줄 것 같지만 사람 일이란 모르는 일이니 재산문제는 처음부터 확실히 해 두십시요. 결혼 전에 결혼계약서(prenuptial agreement)를 작성해서 재산은 공유하지 않으며 “내가 번건 내꺼고 니가 번건 니꺼다”(complete separation of property)라고 확실히 해두면 나중에 덜 추접스럽게 헤어질 수 있습니다. 부부의 재산관계에 대해서는 다른 페이지(배우자의 사망과 상속문제)에 정리해 놓은 것이 있으니 참고하십시요.
MRPI(2015/09/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