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랑가이 중재위원회의 입법취지를 살펴보자면, 법원, 특히 1심법원의 재판업무의 부하를 경감하기위해서 바랑가이에 사법권한 일부를 이양한 것입니다. 즉, 바랑가이 중재절차는 우리나라의 행정심판 전치제도와 비슷한 것입니다. 따라서, 개인 간 민사사건들은 대부분 바랑가이를 거치지 않고는 바로 법원에 제소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바랑가이에서의 화해/중재는 판결에 준하는 효력을 가지게 됩니다. 중재절차에 대해서는 Sec. 399-422 Local Government Code(RA 7160)에 규정되어 있습니다.
중재위원회(Lupon Tagapamayapa)의 구조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바랑가이홀(Barangay hall) 산하에 주민들의 분쟁을 조정 또는 중재하기 위한 중재위원회를 두는데 이 위원회는 10~20명의 위원들로 구성되고 그 의장(chairman)은 바랑가이 캡틴(punong barangay)이 맡게됩니다. 그리고 보통 바랑가이 서기(barangay secretary)가 위원회 서기(lupon secretary)를 겸직하게 됩니다.
만약 주민들 간에 분쟁이 발생하면 상기 위원들 중에서 그 사건을 담당할 3명을 추첨하여 중재부(pangkat)를 구성합니다. 그리고 다시 이 중재부 위원들(pangkat members) 중에서 중재부 의장(pangkat chairman) 및 중재부 서기(pangkat secretary)를 지명해서 이들의 주도로 분쟁절차를 진행하도록 합니다.
바랑가이에 컴플레인(complaint)을 제기하는 절차는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바랑가이홀를 방문하여 중재위원회 서기를 찾습니다. 위원회서기가 컴플레인 접수를 담당합니다.
컴플레인 양식에 양 당사자의 인적사항과 컴플레인의 내용을 기재합니다. 당사자는 개인만이 될 수 있습니다. 회사, 파트너쉽 등 법인격은 당사자가 될 수 없습니다. 지면이 부족하면 별지에 컴플레인 내용을 자세히 영어로 기재하여 첨부하시기 바랍니다. (위원들과 언어소통이 원활하지 않아 하고 싶은 말을 다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므로 하고자 하는 말은 모두 서면에 작성하여 제출하도록 하십시요.) 또한,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증거들(계약서, demand letter, 영수증 등)을 함께 제출합니다.
또한 컴플레인을 제기한 당사자(complainant)가 외국인이므로 심리기일에 통역인을 동반하게 해달라고 요청하시기 바랍니다. 중재절차에서는 당사자가 직접 출석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변호사 선임이 금지됩니다(Sec. 415).
위원회 서기는 심리(hearing) 기일을 잡아 상대방 당사자(respondent)에서 출두명령서(summon)를 송달합니다. 양 당사자는 정당한 사유를 들어 상기 심리기일을 연기할 수 있습니다. 필요하면 추가적인 심리기일을 열 수도 있습니다. 만약 당사자 일방 또는 쌍방이 계속해서 불출석한 경우에는 절차는 종료됩니다. 이 경우 위원회 서기는 그 취지를 기재한 확인서(certificate)를 발급해 주어야 한다. 컴플레인을 제기했던 자(complainant)는 이 확인서를 가지고 당사자는 법원에 소를 제기할 수 있다.
중재절차(conciliation)에 앞서 화해절차(amicable settlement)를 먼저 진행합니다. 다시 한번 더 당사자가 자발적이고 우호적인 해결을 주기 위한 것입니다. 먼저 위원회 의장(pangkat chairman)은 양 당사자를 조정하여 자발적 화해를 이끌어 내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다행히 화해가 성립하면 화해문를 작성하고 절차를 종료합니다. 당사자는 10일 이내에 착오, 강박 등을 이유로 이 화해를 부정(repudiation)할 수 있습니다(Sec.418).
만약 화해가 성립하지 않으면 중재절차(conciliation)로 넘어갑니다. 심리기일에는 중재부 위원(pangkat member), 서기(secretary) 등이 모여 양 당사자를 심리하게 됩니다. 만약 의사소통에 문제가 있는 경우에는 앞서 말한 통역인을 적절히 활용하여 자신의 주장을 잘 전달하시기 바랍니다. 만약, 사건을 법원까지 끌고 갈 때는 이 통역인이 증인으로서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양 당사자 심리 후 중재부의 결정으로 중재문(arbitration award)를 작성하고 절차를 종료합니다.
당사자는 화해문을 부인하거나 또는 중재문에 대해 10일 이내에 법원에 소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Sec. 416). 이때 위원회 서기가 발행한 확인서(certificate)를 구비서류의 일부로서 함께 제출하여야 합니다. 이 확인서에는 중재절차를 거쳤으나 결론을 내지 못했다는 사실이 기재됩니다.
당사자가 불복하지 않으면 상기 화해문 또는 중재문은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을 갖습니다. 중재위원회는 직접 화해문 등을 집행할 권한을 갖습니다(Sec.417).
중재절차를 경험해 본 후 느낌은 다음과 같습니다. 위원회 위원들은 법률적 소양이 부족한 사람이 많습니다. 무작정 기일을 연기하기도 합니다. 증거도 없는 당사자의 진술에 근거하여 심리를 진행하기도 합니다.
외국인에게 불리한 결과가 나올 때도 있습니다. 물론 팔이 안으로 굽는 것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보다는 외국인 당사자보다 내국인 당사자가같은 필리핀 사람으로 문화와 언어를 공유하므로 위원들로부터 쉽게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따갈로그로 대화함으로써 외국인 당사자보다 더 효율적으로 자신의 주장을 전달할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외국인이 중재절차에서 유리한 결과를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증거를 충분히 준비하고 통역인 등을 통해 자신의 주장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도록 하여야 할 것입니다.
<참조>
관련 법조문 중 중요한 조항들을 번역해서 첨부하였습니다. 그리고 컴플레인 신청서의 예를 첨부합니다, 참조하십시요.
MRPI(2016/05/29)
Complaint_form_Lupon_Tagapamayapa.pdf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