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도, 재개발이 안되면 내 콘도는 어떻게 되나요? (콘도미니엄의 실체)
콘도미니엄은 일반법에 의해서도 규율되겠지만 콘도에 대한 특별법으론 RA 4726 (CONDOMINIUM ACT) 이 있다.
한국의 아파트의 경우 전유부분(unit, 호)은 입주자(unit owner)의 단독 소유이지만 공유부분(대지 포함)은 전체 입주자들이 공유하게 된다. 필리핀 콘도미니엄의 경우에도 위와 같은 형태를 띄는 경우도 있지만 매우 이례적이며 대부분의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즉, 각 유닛은 입주자의 단독 소유지만 대지를 포함한 공유부분은 콘도 회사(condominium corporation)의 소유가 된다.
이런 콘도미니엄을 지으려면 먼저 콘도 회사를 설립해서 그 회사가 대지를 소유하게 하여야 한다 (Sec. 2).
회사가 주식회사인 경우 주식을 40%까지만 외국인이 소유할 수 있다. 반면 회사가 비주식회사(non-stock corp.)인 경우에는 총 전용면적의 40%에 해당하는 범위 내에서 외국인에게 유닛을 판매할 수 있다(RA 4726, Sec. 5). 유닛소유자는 유닛소유권 취득과 동시에 자동으로 회사의 주주/멤버가 된다(Sec. 2).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필리핀 헌법은 외국인의 토지 소유를 원칙적으로 금하고 있다. 다만, 법인(지분40% 이하)을 통해서만 대지를 소유할 수 있다. 이러한 헌법 조항(Art. 12, Sec.2 & Sec.7)에 부합하기 위해 위와 같이 외국인 (주식회사의 경우?) 지분제한 및 회사 설립이 필요한 것이다. 결국 유닛소유자는 대지에 대한 소유권을 직접 갖지는 못하고 다만 상기 회사의 주주/멤버로서 대지에 대한 회사의 소유권을 간접적으로 행사하게 되는 것이다.
위와 같이 건물의 공유부분에 대한 소유주체는 필리핀의 콘도와 한국의 아파트가 법률상 서로 다른지만 양 쪽 모두 유닛 소유자들의 다수결에 의해 콘도미니엄의 미래가 변경/처분된다. 즉, 대지에 대한 유닛소유자의 법적지위가 다르지만 현실적인 지위는 실질적으론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RA 4726에 따라 완성된 콘도에는 CCT(Condominium Certificate of Title)가 주어진다. 예외적으로 건물에 대해 인정되는 등기증이다 (필리핀에선 토지에 대해서만 등기부가 존재할 뿐 건물에 대해서는 별도의 등기부가 없다).
(하지만 상기 CCT가 주어지는 건물은 콘도미니엄뿐만 아니다. 가령 타운하우스나 빌리지하우스를 짓더라도RA 4726에 따라 회사를 설립하고 토지를 포함한 공유부분을 그 회사의 소유로 한다면 일반 건물에 대해서도 CCT를 받을 수 있다. 건물들의 배열이나 구조는 상관 없다. 또한 콘도는 주거용 콘도, 상업용 콘도, 주상 복합 콘도, 공업용 콘도가 있다.)
그렇다면 콘도미니엄이 수명을 다해 더 이상 살 수 없게 된다면 유닛 소유자들에게 어떠한 선택권이 주어지는가?
다음의 같은 경우 콘도 회사는 해산/청산 절차에 의해 정리된다(Sec. 13)
① 콘도건물의 전부 또는 일부가 손상 또는 파괴된 경우( a) 및 b))
② 건물이 50년 이상된 경우(c))
③ 콘도의 대지 또는 건물이 수용된 경우(d))
④ Declaration of Restrictions에 정한 해산 조건을 충족한 경우(e))
⑤ 회사법(Corporation Law, Sec. 62)에 따라 회사총회에서 해산하기로 결의한 경우(Sec. 14)
회사 해산이 결정되면 공유부분은 물론 각 유닛의 처분에 대해 회사가 대리권을 갖는 것으로 간주된다. 회사는 건물 및 대지를 일괄 매각처분해서 매각대금을 각 유닛의 크기에 따라 유닛 소유자들에게 배분한다(Sec. 1).
노후 콘도의 재개발 절차에 대해서는 RA 4726에 명시적인 규정이 없다. 하지만 Sec. 13, c) 및 Sec. 9, f)을 유추해석하면 재개발을 금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 그리고 실제론 재개발이 된 콘도도 있다고 한다.
재개발은 유닛 소유자 전원의 동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있으나 이보단 Declaration of Restrictions의 관련 조항이나 총회의 결정에 의해 정해진 바에 따른다고 봐야 한다(Sec. 9, f)). 회사의 해산도 멤버의 과반수 또는 주식지분의 2/3의 찬성으로 가능하니까말이다. 재개발에 반대하는 주주/멤버는 자신의 유닛을 회사 등에 팔고 떠나면 되는 것으로 판단된다(Sec. 17).
